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,
그 순간은 솔직히 그냥 ‘진짜 암 걸렸네!!’ 앞으로 주사를 얼마나 많이 맞을까..😟
술도 못마시겠네.. 이럴줄 알았으면 입원전에 삼겹살에 소주일잔 거하게 하고 오는건데.. 🤣
암도 예상 못했지만 암덕분에 생각지도 않은 감동 포인트들이 있다는걸..
근데 참 신기하지. 아프고 나니까, 사람들의 마음이 더 잘 보이더라.
그리고 그 이후의 내 하루하루는 눈물보단 ‘고마움’으로 더 가득했던 것 같아.
🍙 "언니, 뭐 먹고 싶어? 뭐 해줄까?"
다섯 살 어린 내 여동생. 어릴 땐 쥐어패기도 많이 팼는데 😅
내가 아프고 나서 진짜… 천사가 따로 없더라.
내가 입맛 없을까 봐 좋아하는 반찬들 바리바리 싸오고,
집에 어린 조카들도 있는데 병원 왔다갔다 하며 심부름하고 씻겨주고 같이 밥 먹어주고 과자며 음료며 없던 정성까지 생겼어.
눈물은 안 났는데 마음이 따뜻해서 숨이 좀 턱 막혔어.
그 아이의 그런 마음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를 붙들어주는 줄, 걘 아마 모를 거야.

내가 좋아하는 과자라며 저렇게 진열하고 갔는데, 웃음이 났지만 창피했다고~
두유도 많이 먹어야 한다고 한박스를 그 더운 6월 여름에 이고지고 올라와서 죽을뻔 했다며 나보고 침대에서 좀 비켜달라고 하더라
나중에 알고보니 저 두유보다 직접 갈아만들어 먹는 두유가 찐이었지. 근데 수제두유는 맛없어 😆
✉️ “이모, 아프지마세요!”
그땐 9살이었던 내 조카. 내 심장을 녹인 작은 천사.
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는 조그만 손으로 편지를 써줬어. 삐뚤빼뚤하게, “이모 빨리 나으세요 사랑해요”…
그걸 읽고 뿌앵~ 하고 울어버렸어. 동생한테 '네가 시켰어?' 했더니 절대 아니래.
병원에서 집에 갔더니 내일 이모한테 갈때 주라고 전해주더래.
병원에 있을때 사물함에 붙혀놓고 매일 읽었어. 지금은 책상 서랍에 고이 모셔뒀지.
조그만 아이가 마음을 다해 쓴 그 말들이, 어떤 약보다 나한텐 더 큰 힘이었어.

🍓 “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단다”
어느 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, 다짜고짜 병실이 몇호냐고..
"면회가 안된단다" 라는 내말에 "바뻐 면회 못가." 하더니 뭐가 먹고 싶냐고 배달시켜 준다면서 보내준 과일
사실 저때까지만도 난 과일 잘 안먹고 좋아하지도 않았는데,
전화했더니, "치료하면 입맛 없잖아. 과일이라도 먹어야지~" 하더라. 그 말에 눈물이 찔끔…
말은 툭툭 해도 이렇게 마음 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 고마웠어.
그 과일들 먹을 때마다 그냥 입이 아니라 마음이 달콤해졌어. 누군가가 날 기억해주고, 신경 써주는 느낌.
그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, 아픈 사람만 알걸.
이친구는 지금까지도 툭하면 "뭐 땡기는거 없어??" 가 인사야.. 🤣

🍱 “이건 너가 좋아하는 거야”
또 한 명의 친구는, 내입맛을 기억하고는 고생하는 동생과 함께 먹으라고 음식을 묶음으로 보내줬어.
그 순간, 감동이 밀려왔어. 말로는 그냥 “그냥 생각나서~”라고 했지만,
나는 알거든. 얼마나 마음이 섬세하고 따뜻해야 그런 걸 기억하고 챙길 수 있는지.
덕분에 동생과 나는 배가 터지게 먹고 또 먹었어. ㅎㅎ
그 뒤로도 입원할땐 병원으로.. 퇴원후엔 집으로.. 배민라이더 빙의되서 먹을걸 배달시켜줘. 😆
항암으로 식사를 못할까봐 염려되서 그런거겠지, 그 맘 누구보다 잘 알지.

🐟 미국에서 온 장어 한 상
미국에사는 친구는 한국 오자마자 날 보러 와서, 장어를 사줬어. “몸보신해야지, 그래야 힘내서 항암하지!”
사실 내가 몸보신 음식 중에 장어를 제일 좋아하거든,
카톡할때도 그렇게 장어장어 입에 달고 살더니 귀국하자하자 장어집으로 데려갈줄이야. 🤣
이친구는 나때문에 유방암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 나보다 더 잘 알아 오히려 내가 물어보면 척척 대답해줄 정도였어.
장어 뿐만이 아닌 먹는거 생활하는거 식습관까지 잔소리를 하며 챙겨주고 걱정해주고..
‘아,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소중한 사람이었구나’ 하는 감정이 차오르면서 감사한 마음이 가득이야.
그런데 늘 미안해....

🧡 고마운 마음을 품고
그외에도 전남 고흥, 경남 창원, 인천 영종도에 사는 삼형제가 모여 병문안 왔던 사촌들..
때마다 지역 먹거리 보내주고 병원 다닐때 택시타고 가라고 20만원 보내준 친구..
본인도 아프고 힘든데 나 먼저 챙기고 몸에 좋은거라며 이것저것 챙겨준 선배..
얼른 나아서 이모들 고기 또 구워주라며 용돈 챙겨주신 엄마 친구분들..
술 한잔 마시고 거실에서 애처럼 소리내 엉엉 울었다는 외삼촌..등등..
너무 많은 감사함에 다 나열할수도 없어.
암이라는 건 아프기도 하지만, 참 많은 걸 새롭게 보게 해.
그중 하나가 ‘사람’이야.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었는지, 내가 몰랐던 그 마음들이 하나씩 다 내 앞에 와줬어.
지금도 아프고, 앞으로도 치료는 계속될 테지만…
나는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 곁에 있어. 그 덕분에 오늘도 씩씩하게 버틸 수 있어.
고마워, 내 사람들아. 다들 따봉이여!! 👍
'항암 일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MRI CT 뼈스캔 검사 후기|1박2일 병원 입원 후기와 조영제·주사바늘 고통까지! (3) | 2025.07.08 |
|---|---|
| 항암 중 멘탈 잡는 법 5가지|마음이 무너질 때 이렇게 해봤어 (4) | 2025.06.28 |
| 🎀 유방암4기 첫 항암치료 시작 탁소텔+허셉틴+퍼제타 솔직 후기 (4) | 2025.06.11 |
| 항암 시작 전 필수템! 케모포트 시술 후기 (feat. 엄살쟁이의 하루) (10) | 2025.06.10 |
| 목 디스크가 아니었어??? 😯 (4) | 2025.06.09 |